김재관 展
2006.11.23(Thu) - 12.02(Sat)

전시개요

김재관의 회화는 그리드(Grid) 즉 평면을 받쳐주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을 근본으로 한다. 그리드 안에 횡선과 종선의 교차, 그로 인해 만들어진 단면들은 색을 입으면서, 작품 안에서 자유롭고도 규칙적으로 반복된다. 이런 김재관의 기하학적 조형들은 그를 형식주의자 또는 수학자처럼 보이게 만든다. 작가의 작업은 실제로는 평면이지만, 그리드를 변주한 형태를 기저로 한 원근법과 일루전으로 인해 입체를 떠올리게 한다. 이렇게 평면과 입체, 나아가서는 실재와 이미지가 혼동되어지는 듯 하면서도 교묘하게 어울러지면서 착시 효과를 준다. 작품안에 표현된 그의 입방체들은 마치 투명한 아크릴박스 안에서 이리저리 놓여지거나 돌려보여지는 것처럼 다양한 시점과 시각의 변화를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표면에는 드러나지 않는 수 많은 경우의 선과 잠재적인 면들을 표현한다. 눈에 익은 외형의 1차적인 시점이 아닌 김재관의 입방체 내부 단면들은 낯설면서도 새롭게 다가온다.

그의 작품은 치밀한 작업 설계에서 시작한다. 개개의 그리고 전체의 입방체들은 작가 고유의 선과 색면으로 구현된다. 선이 이성적이라면, 색면들은 감성적인 대비를 이루면서 반복적이고 조화롭게 존재한다. 마치 선이 질서와 균형, 비례를 표현했다면 색면들은 바자렐리의 수학적인 아름다움, 몬드리안의 절제된 비레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캔버스 회화 외에드 근작인 “Myth of Cube" 시리즈가 선보인다. 이는 캔버스 박스에 아크릴 판넬로 표현된 기하혁 형태들이 부착되어 있는 작품들로, 비스듬하게 설치된 이 형태들은 보는 이의 위치와 각도에 따라 다른 형상을 만들면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또한 설치된 틈 사이에 자연스럽게 생긴 그림자들은 평면 조각의 기하학적 형태를 반복, 재생산해내는 효과를 낳는다.

그는 1979년 “공간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 뿐 아니라, 중국, 일본 외에 미국, 프랑스, 독일, 아르헨티나, 러시아 등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을 하면서 전세계를 활동무대로 하는 국제적인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그의 작품세계 40주년을 기념하는 화집을 통해서 1회 개인전에서부터 1995년 박사학위 청구전까지 그의 작품 세계였던 그리드와 그 후 그리드가 해체되며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한 입방체, 또한 최근에 이르기까지 계속하여 표현된 방형의 특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