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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ndaries ±1
Nam June Paik 백남준, Joseph Beuys 요셉 보이스, Shigeko Kubota 시게코 구보타, Park Hyunki 박현기
Exhibition Period
2021.12.30 - 2.5
Exhibition Introduction
이름은 불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이 하나의 장르나 범위를 가리키는 말일 때는 더욱 그렇다. 현대미술에서도 추상화, 구상화, 드로잉, 미디어아트, 조각 등 작품의 스타일과 작품을 규정짓는 여러 이름들이 있다. 하지만 ‘Boundaries’ 전의 작품들은 하나의 이름만으로 부르기 모호한 면이 있다. 그들은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의 세계인 예술계가 지닌 경계마저 허물어 버렸기 때문이다.

‘Boundaries+1’에서는 20세기에서 21세기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오던 변화의 시절 현대미술을 움트게 했던 작가들의 명과 암을 함께 조명한다. ‘Boundaries+1’ 에서는 개념(Concept)을 바탕으로 한 전위적인 예술과 비디오라는 새로운 매체로 기존 미술의 틀을 벗어났던 국내외 작가들을 소개한다. 고정된 예술 개념을 거부하며 행동으로 예술을 실천했던 요셉 보이스, 비디오아트의 대가 백남준, 백남준의 아내이기 이전에 예술가인 구보타 시게코, 자연과 동양적 물성을 살려 미디어아트와 조화시킨 박현기 등 4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요셉 보이스, 백남준, 구보타 시게코, 박현기는 현대미술이 이전 미술과 차별화된 사조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여하였다. 공로를 인정받아 미술사적으로 기념비적인 인물이라 평가받는 양지(+)의 작가들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경계를 둔 명암이 존재하듯 이들과 이들의 작품도 양면을 모두 갖고 있다. 유명세와 평판을 모두 갖췄으나, 현대미술과 뗄 수 없는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선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Boundaries -1’은 2021년을 뜨겁게 달군 가상 자산,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 토큰) 작품들로 채워졌다. 코로나19 상황 이후 급속도로 가속화된 가상세계의 진화과정에서 NFT는 화폐 혹은 소유 자산으로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미술계에서도 크리스티, 소더비 등 옥션에서 고가의 NFT 작품이 다수 낙찰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대중적인 관심도가 높은 NFT지만 이에 대한 평가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다닌다. 전 사회적으로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하고자 하는 흐름에 맞춰 미술에서의 디지털전환 시도로서 NFT를 바라보기도 하지만, 규칙도 규범도 없는 상태로 통용되는 사행성 높은 버블이라는 논란의 꼬리표도 달고 있기 때문이다. NFT가 미술사적으로, 더 나아가 사회 전반적으로 어떤 역사적 평가를 받게 될지는 미지수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럼에도 지금 시장은 NFT에 열광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같이 지금보다 극도로 디지털화 된 세상에서는 기존 예술의 문법과는 다른 새로움이 필요로 할 것이다. 영상을 기반으로 미디어아트를 하는 South Big, 모션그래픽과 뮤직비디오, 광고 작업을 기반으로 한 Keekanz, 일러스트 기반 Pacomang 세 명의 작가의 NFT 작품은 다가올 경계 너머 모습을 제시한다.

우리는 앞에 놓인 막연한 미래의 모습에서 어딘지 모를 익숙함을 느낄 수 있다. Art의 어원인 라틴어 Ars는 예술과 기술 모두를 지칭하는 단어였다. 둘은 점차 세분화되며 하나는 표현과 독창성을 중요시하는 예술로, 하나는 논리와 증명을 중요시하는 과학으로 갈라졌다. NFT 작품은 서로 반대로 벌어져 오던 두 분야의 선을 다시 하나로 모은다. 예술과 기술이 융합되어 다시 하나로 집결된 작품은 역설적으로 ‘예술의 근원’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에게 먼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경험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