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양한 시간이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대인들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사용으로 시공간을 제약 없이 횡단하고,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며 수많은 정보를 입수한다. 이러한 현대의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의 선형적 구조를 넘어 태피스트리처럼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며 서로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이번 전시는 이렇게 복잡미묘한 시간의 속성을 천착해 왔던 대표적인 작가 백남준과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차세대 작가 김실비, 얄루, 한우리의 작업을 ‘노스탤지어’라는 개념으로 연결하는 가운데, 시간의 본성과 동시대 문명에 대한 우리 시대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인식과 통찰 그리고 예언을 드러낸다. 그 배경에서 전시명 ‘Positive Feedback’은 이들의 작업이 노스탤지어(과거-현재-미래)를 끊임없이 피드백한다는 지점을 반영하고 있다.
4 명의 작가에게 공통으로 존재하는 사유는, 백남준이 1991 년에 제작한 작품명이자 1992 년에 남긴 글의 제목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근이다”에서 정의하는 시간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백남준은 “TV 를 보면 예술의 기원인 동굴벽화와 빛의 원천인 달이 떠오른다”고 말했는데, 이러한 언급은 백남준이 시간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이 중첩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러한 시간관은 김실비, 얄루, 한우리의 작업에서도 발견된다. 예컨대 그들에게 과거는 단순히 그립거나 좋았던 시간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며, 현재와 미래를 지각하기 위한 촉매이자, 소통의 통로이자, 사유의 원천이다.
한편 인문학자 스베틀라나 보임(Svetlana Boym)은 이러한 중첩적인 시간관을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한다. 그는 『노스탤지어의 미래 The Future of Nostalgia』 (2001)에서 노스탤지어를 과거지향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특성을 지닌 개념으로 정의했다. 노스탤지어의 한 면은 ‘복원(restorative)적 노스탤지어’로 이상향을 향한 그리움으로서 회귀와 재건의 목적이 강하고, 다른 면은 ‘성찰(reflective)적 노스탤지어’로 이상향에 대한 희망을 바탕으로 한 성찰의 태도를 추구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경험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시공간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획득하게 된다. 그런데 그것은 ‘복원적’ 태도로서 과거의 어떤 시공간에 대한 회고적 기억이자 그리움일 수 있고, 반대로 ‘성찰적’ 태도로서 미래의 시공간에 대한 적극적 상상이자 동경일 수 있는 것이다.
김실비는 영원한 부, 권력, 명예 등의 이상을 쫓는 우리 시대의 집착이 빚어내는 모순을 고대의 종교적 열성에 비교한다. 그러면서 김실비는 진화하는 시대의 혼돈 속 인간은 무엇을 믿고자 하는지에 주목한다. 1 층에 설치된 <금융-신용-영성 삼신도>(2019)는 블록체인 기술과 금융자본주의가 접목된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와 맹신이 극렬했던 2018 년의 사회상을 배경으로 한다. 작가는 이 작품이 부모 세대를 능가하는 부를 창출하길 바라는 욕망을 집단적으로 토해냈던 한국 사회의 시대상을 관찰하는 데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작품의 1 장에서 주인공은 가진 것이 없고 미래가 불투명한 자로서 인공신경망을 상징하는 <가시 마디>를 몸에 차고 다니는데 이는 투기의 유혹에 노출된 상태를 보여준다. 다음으로 2 장에서 등장하는 한 인물은 승려, 선동꾼, 래퍼의 모습으로 <가시장치>를 들고 다니며, 기술이 영원을 약속하는 미래와 신용으로 구축되는 망에 대해 설파한다. 마지막 3 장에 등장하는 인물은 담담하면서도 확신이 가득 찬 모습으로 신탁을 내려 달라고 기도한다. 이들은 각자가 간직한 믿음 또는 욕망을 보여주면서, 시간과 시대를 넘어 인간은 어떤 것을 바라고 의탁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향하는 장면에서 각 장의 인물들은 마치 매듭처럼 서로의 팔을 하나로 이어 묶었다가 풀었다를 반복하다가, 서로의 손을 붙잡고 공중으로 유유히 상승한다. 세 명이지만 마치 하나의 몸처럼 합일된 이들은 편안해 보이기도 조금은 황망해 보이는데, 그 모습은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의 결핍과 욕망을 서로 용서해주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한편 <회한의 동산>(2018)은 우리가 무엇을 왜 믿으려 하는가에 대한 동기를 질문한다. 작품은 성경에서 최초의 인류가 뱀의 유혹에 넘어가 에덴동산(이상세계)의 금기를 어기고 타락하여 동산에서 추방되는 사건에서, 유혹자였던 뱀을 전면으로 내세운다. 제목에서 ‘회한'은 과거에 성취될 수 없었던 사건이 앞으로도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라는 감각을 담고 있다. 과거에서 끝나지 않고 현재-미래까지 이어지는 회한의 감정은 어디서 촉발된 것일까. ‘동산’에서는 사과를 먹으면 신처럼 될 수 있다는 유혹을 따랐던 인간의 욕망이 회한의 근원이었다. 이는 뱀의 표피를 입은 다이아몬드 모양의 <금지옥엽>에서도 드러난다. 전시장에 붉은 끈으로 결박된 <금지옥엽 1, 2>와 <똬리 운동 연구 1, 2>(2018/2024)는 뱀이든 인간이든 그 욕망을 놓아주지 못하는 인간의 본성을 비판하면서도, 그러한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렇게 김실비의 작업은 섣불리 구원의 길을 제시하기보다, 욕망과 좌절, 회한과 성찰 사이 인류의 모습과 사회상을 통하여, 복원적 노스탤지어와 성찰적 노스탤지어를 오가며 나선형으로 진화하는 역사관을 보여준다.
얄루의 작업은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으로 인간 집단의 끊임없는 충돌과 불화를 목도하는 가운데, 동시대를 초월해 미래의 영역으로 이동한다. 얄루의 작업은 문명 발전의 양상이 최정점에 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던 2020 년,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목격한 현상들에서 출발한다. 그는 당시 걷잡을 수 없는 음모론과 인종 혐오, 지속되는 공동체의 불화와 인간의 이기심을 목도하고, 이 지구에서 인간은 더 이상 무해한 존재로서 살아갈 수 없을 거라고 통렬히 자각하며, 미래의 세상에서는 무해한 존재로 살고 있을 신인류를 상상하는 작업을 한다. 전시관 1 층에는 얄루의 신인류가 탄생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작가 김예훈이 ‘호모폴리넬라’에 영감을 받아 출판한 공상과학 단편 소설 『미끌미끌 축축한』 이 비치되어 있다. 그리고
지하에는 소설의 단상이 되어준 ‘호모폴리넬라’의 생태계를 살필 수 있는 얄루의 <호모폴리넬라 더 랩 – 짜라투스트라여 슬퍼하지 말아요>와 <호모폴리넬라 더 랩- 엘라먼츠 001>(2020) 영상 작품이 함께 설치되어 있다.
김예훈의 『미끌미끌 축축한』은 전염병이 닥치면서 호모 사피엔스 종(현 인류)이 스스로의 멸종을 선택하고, 인간이 해조류인 미역과 유전자 조작을 통해 호모 폴리넬라 종(신인류)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그린다. 1 소설 속 주인공인 할머니는 호모 사피엔스(인류)인데, 호모 폴리넬라인 자신의 딸과 손녀를 보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그들이 진심 아름다운 존재들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것을 헤쳐야만 살아갈 수 있던 나와는 달리 외부의 어떤 것도 필요치 않은, 생명을 사랑하고 진취적이고 생명력 넘치고 젊은 종. (중략) 너희는 우리가 아니어서 진심으로 다행이야. 행복하고 번성할지어다. 축복의 마음을 안고 마지막 짜라투스트라는 이제 이렇게 역사에서 퇴장하고자 한다.(p.104)” 이러한 텍스트는 얄루의 ‘호모폴리넬라’ 연작이 소멸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지배적인 회고적 노스탤지어가 아니라 인류가 다른 존재와 새로이 공존하길 바라는 노스탤지어를 그려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막연한 낙관이 아닌, 윤리적이고 진취적인 사유를 전제로 하는 미래지향적인 노스탤지어인 것이다.2
오늘의 퇴락이 최종적 종말이 아니라 내일로 이어지는 문이라는, 미래지향적인 노스탤지어는 한우리의 작업에서도 나타난다. 디지털 세대인 한우리는 사라져가는 아날로그 영사기에, 즉 상실된 물건에 매료되었고 그것을 연구하기 위해 약 10 년간 영사기와 관련 부품을 수집하고 기술을 배운 후 이를 활용한 창작을 시작한다. 존재하지 않는 사물을 향한 한우리의 집착은 언뜻 복원적 노스탤지어를 떠올리게끔 한다. 그러나, 형태적으로나 방법적으로나, 한우리에게 영사기가 지닌 물성은 과거의 매체를 복원하는 수단이 아니라 뉴 미디어로서의 새로운 창발적 의미가 더 컸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영사기를 통해, 우리에게 새롭고 낯선 기계의 이야기를 드러내는데, 이는 과거의 시간에 포박돼 있던 영사기의 존재를 현재와 미래의 시간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한우리의 <베르팅커>(2022)는 이처럼 영사기에서 발견하고 엮어낸 이야기를 토대로, 사물의 존재에 시간의 의미를 부여한 작업이다. <베르팅커>는 17 세기 독일 천구 지도 제작자인 요한 바이어(Johan Bayer)가 만든 천체 지도에 표기된 별자리 중 ‘파리자리’에 대한 설화를 꾸며낸 것이다. 별자리가 된 파리는 사실 전생에 베르팅커라는 이름을 지닌 시간의 요정이었다. 이 요정은 투명한 실로 서로 떨어져 있는 사물과 장소를 이어주며 세상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해왔는데, 이를 돈벌이로 본 인간은 요정의 실을 빼앗아 장사를 했지만 요정의 마법은 따라 할 수 없었다. 실을 빼앗긴 베르팅커는 사람을 피해 도망자의 신세로 살아야 했다. 이를 가엾게 본 신은 베르팅커를 검은 곤충인 파리로 변신시켜 세상에 살게 했고, 베르팅커를 기리는 별자리인 파리자리를 만들었다. 한우리는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자신처럼 영사기에 대한 애정이 깊은 여러 사람과의 교류가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어떤 물건에는 그것과 결부된 의미 있는 기억과 시간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는 달리 말해, 사물은 그 기능적 역할 이외에도 그와 결부된 보이지 않는 시간을 실어 나르는 매개자 또는 연결자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설화 속 베르팅커의 역할인 관계를 만들어 존재의 가치를 비추는 것과 일치한다.
이렇게 단절됐던 시공간의 구획을 새로이 연결하는 작업은 사실 영상이라는 물성을 통하면 더욱 극대화된다. 한우리의 <얇고 깊은>(2022)이 그 예로, 이 작업은 필름 촬영 중 실수로 필름에 빛이 노출되면서, 손상된 필름을 작업의 주재료이자 주제로 활용한 작업이다. 따라서 <얇고 깊은>의 영상에는 실제 필름 표면을 충돌하고 지나간 빛의 흔적이 시간의 형상으로 화면을 메우고 있다. 화면에서 진동하는 아스라하면서도 강력한 빛의 이미지가 그것이다. 그리고 그 빛의 형상 사이사이에는 여러 시간의 파편들이 나타난다. 나무 사이로 비치는 빛, 빛이 만들어내는 색, 3d 스케치로 그린 영사기 부품, 우주의 풍경을 촬영한 장면 등이 차례로 등장하는 것이다. 프레임의 안팎으로 부유하는 각각의 이미지는 등장과 동시에 유유히 사라지길 반복하는데, 이러한 나타남과 사라짐의 반복적 순간은 보는 이의 시선을 이미지 너머에 존재하는 비가시적인 세계로 이동시킨다. 마치 보이는 것 너머에 존재하는 것을 감각하고 사유하도록 이끄는 차원의 문 같은 것이다.
위의 작가들에게 공통으로 발견된 시간의 비선형성 및 중층성은, 1 층에 설치된 백남준의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무한제곱>(1991)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옛 것과 새것, 과거와 미래, 아날로그와 디지털 등, 각각 대립되는 속성과
1 호모 폴리넬라는 고도의 지적 능력을 지녔으며 스스로 광합성을 통한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고 체내에서 산소-이산화탄소의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완벽히 맞춰서 더 이상 음식 섭취도, 호흡도 필요하지 않는 생명체이다. 그들은 애정을 갈구하고 과학 장비를 이용하여 예술적 창조활동을 주로 하며 증오, 공포, 공격성 등의 부정적 요소를 제거한 존재로 자연을 사랑하고 모두와 더불어 살아가는 미래 인류이다. (얄루 홈페이지 글 발췌)
2 소설책 옆에 설치돼 있는 백남준의
시간성을 가진 사물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무한제곱>은 집 한 켠에 있을 법한 옛 물건과 새 물건들이 함께 조합된 작품으로, ‘집, 고향, 그리움’과 같은 노스탤지어의 단상을 떠오르게 한다. 카펫 위에 놓여있는 캐비닛과 램프, 벨벳 커버의 책은 골동품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기분을 자아내며 회고적 느낌을 강화한다.
하지만 네온색의 기호와 캐비닛 창으로 보이는 전선들, 각종 필름 카메라로 만든 로봇과 사물에 삽입된 미디어 영상들은 생경한 사물에 대한 신비로움과 미래적인 분위기를 불러일으킨다. 새로운 미래상을 사유하는 가운데 과거를 현재와 미래에 대한 상상력의 촉매제로 전유하는 백남준의 작업 양식이 돋보이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각각의 사물들은 과거와 미래라는 기준점에서 분명히 대립되고 구별되지만, 함께 모인 전체로서 이들은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자연스럽다. 이처럼, 백남준 작품에서 생성되고 있는 조화는 실제로 과거와 미래는 서로 떨어질 수 없으며, 서로 공명할 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백남준의 작업과 같은 맥락에서 김실비, 얄루, 한우리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오브제들을 통합적으로 사유하고 배치하고 종합하면서, 시간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한 동시대에 대한 자신만의 인식과 관점을 예술적으로 표현해낸다.
글 ㅣ 임소희 (BHAK 큐레이터)
We live in an era where diverse temporalities coexist. Modern individuals traverse time and space without constraints using smartphones and the internet, communicating with various people and accessing vast amounts of information. This contemporary sense of time moves beyond the linear structure of past, present, and future, weaving in multiple directions like a tapestry, repeatedly meeting and parting. This exhibition explores the works of the renowned artist Nam June Paik, who delved deeply into the complex and subtle nature of time, along with the next generation of artists, Sylbee Kim, Yaloo, and Han Uri, who continue his legacy. Their works are connected through the concept of 'nostalgia,' revealing their insights, reflections, and predictions on the nature of time and contemporary civilization. The exhibition title Positive Feedback reflects the continuous feedback loop between past, present, and future in their work.
A common thread among these four artists is their shared concept of time, as defined by Nam June Paik in his 1991 artwork and his 1992 essay titled Nostalgia is an Extended Feedback. Paik remarked, "When I watch TV, I think of the cave paintings, the origin of art, and the moon, the source of light." This comment reveals that Paik’s view of time encompasses an overlap of past, present, and future. This concept of time is also found in the works of Sylbee Kim, Yaloo, and Han Uri. For them, the past is not merely a time of longing or fond memories but serves as a catalyst for perceiving the present and future, a conduit for communication, and a source of reflection.
The humanities scholar Svetlana Boym provides a clue to understanding this layered concept of time. In her book The Future of Nostalgia (2001), she defines nostalgia as a concept that is both retrospective and forward-looking. One aspect of nostalgia is ‘restorative nostalgia,’ characterized by a longing for an idealized past with a strong purpose of return and reconstruction. The other aspect is ‘reflective nostalgia,’ which pursues a reflective attitude based on hope for an idealized future. We acquire nostalgia for a time and space we have or have not experienced. This can be a retrospective memory and longing for a past time and space in a ‘restorative’ manner, or it can be an active imagination and yearning for a future time and space in a ‘reflective’ manner.
Sylbee Kim explores the obsessive pursuit of ideals like eternal life, wealth, and power in our current age, drawing a poignant parallel with the religious fervor of archaic civilizations and beliefs. In her work Trinity: Finance-Credo-Spirituality (2019), installed on the first floor, Kim draws on the frenzy and unquestioning faith around cryptocurrency speculation that was rampant in 2018, borne from the intersection of blockchain technology and financial capitalism. The artist began this work by observing the societal landscape of South Korea, where there was a collective outpouring of desire to create wealth surpassing that of previous generations.
In the first chapter of the work, the protagonist, who owns nothing but herself and faces an insecure future, wears the Spiny Nodes (2019), which symbolizes neural network for deep learning, and reflects their exposure to the temptations of speculation. In the second chapter, a character, resembling a monk, agitator, and rapper, carries Spiny Device (2019) while preaching about a future promised by technology and a network built on trust and credit. The character in the final chapter prays calmly yet with conviction, asking for an oracle. These characters, each displaying their own beliefs or desires, suggest that, throughout time and across eras, humans are inevitably beings who rely on something in order to overcome uncertainty.
In the final scene, the characters repeatedly intertwine and release their arms together, then ascend gracefully into the air, holding hands. Although they are three individuals, they merge into one unified body, appearing serene yet slightly bewildered, creating an atmosphere of reciprocal forgiveness for the human deficiencies and desires that transcend time and space.
Meanwhile, in Garden of Regrets (2018), Kim questions the motivations behind human faith and choice. This work centers on the Biblical story of the serpent’s temptation, luring humans to break the taboo of Eden (an ideal world), and be expelled from the garden. The title ‘regret’ captures the feeling caused by an event unfulfilled in the past that either seems to be achievable in the future. Where in-between the past, the present and future does the sense of regret arise from? In the Garden of Eden, human desire, sparked by the invitation that eating the apple would make them like God, is the root of this regret. This is also apparent in Kim’s Apple of Your Eye, diamond-shaped objects with serpent’s skin. The pieces Apple of Your Eye 1 & 2 and Study of Coiling Movement 1 & 2 (2018/2024), bound by red ropes in the exhibition space, observe critically yet with empathy the human nature that cannot let go of its inherent desires. Kim’s work does not easily suggest a path to salvation; rather, it portrays evolving histories, spiralling between restorative and reflective nostalgia, through the depiction of humanity and society amid desire, frustration, regret, and reflection.
Yaloo’s work moves beyond the contemporary era to the future realm, observing the endless conflicts and discord within human groups driven by desire and selfishness. Yaloo’s work stems from the phenomena witnessed during the COVID-19 pandemic in 2020, a time when civilization seemed to have reached its peak. She observed the uncontrollable spread of conspiracy theories, racial hatred, persistent discord within communities, and human selfishness, leading her to the realization that humanity can no longer exist as a harmless entity on this planet. This realization prompted her to imagine a future world where a new species, Homo paulinella, lives as harmless beings. On the first floor of the exhibition, there is a science fiction short story titled Slippery, Slimy by the writer Kim Ye-hoon, inspired by Yaloo’s Homo paulinella.
In the ground floor, Yaloo’s video works Homo paulinella the Lab – Don't You Cry Zarathustra and Homo paulinella the Lab – Elements 001 (2020), which explore the ecology of Homo paulinella, are on display.[1] Hounyeh Kim’s Slippery, Moist depicts the extinction of Homo sapiens (modern humans) through a voluntary process, leading to the birth of the new species Homo paulinella through genetic engineering and seaweed. In the story, the protagonist, a grandmother who is Homo sapiens, looks at her daughter and granddaughter, who are Homo paulinella, and says, “I thought they were truly beautiful beings. Unlike me, who had to struggle to survive, they are a species that needs nothing external, loving, progressive, full of vitality, and young... I am truly glad you are not us. Be happy and prosper. With a heart full of blessings, the last Zarathustra now wishes to exit history like this.” (p.104) This text shows that Yaloo’s Homo paulinella series is not dominated by a nostalgic regret for extinction but rather portrays a forward-looking nostalgia, hoping for humanity to coexist anew with other beings. This is not a vague optimism, but a future-oriented nostalgia grounded in ethical and progressive thinking.
The future-oriented nostalgia, which views today’s decline as a gateway to tomorrow rather than an end, is also evident in Han Uri’s work. As a digital native, Han Uri was captivated by the analog projector, an object from the past that had been lost, and began collecting related parts and learning the necessary skills over a period of about ten years. While Han Uri’s obsession with non-existent objects may initially evoke restorative nostalgia, for her, the materiality of the projector holds more significance as a new media, rather than merely as a means of restoring a past medium. Therefore, her work reveals a new and unfamiliar story of the machine through the projector, elevating the existence of the projector, once confined to past time, into the time of the present and future.[2]
Han Uri’s Bertinker (2022) imbues objects with a sense of time, based on stories discovered and woven through the projector. Bertinker fabricates a myth about the Musca constellation, one of the constellations marked on the celestial map created by the 17th-century German celestial cartographer Johann Bayer. In the myth, Musca was once a fairy named Bertinker, who connected distant objects and places with transparent threads, conveying the beautiful stories of the world. However, when humans, seeing this as a money-making opportunity, stole Bertinker’s threads and tried to replicate her magic, they failed. The threadless Bertinker had to live as a fugitive, and in pity, the gods transformed her into a black insect, the fly, and placed her in the sky as the Musca constellation. Han Uri, who interacted with many people who shared her deep affection for projectors, came to realize that certain objects carry meaningful memories and time along with their functional roles. In other words, objects act as mediators or connectors, carrying invisible time. This role aligns with Bertinker’s role in the myth, creating relationships and reflecting the value of existence.
This work of reconnecting once disconnected spaces and times is, in fact, further intensified through the medium of video. Han Uri’s Thin and Deep (2022) is an example of this. This work was created using damaged film that was accidentally exposed to light during filming. Thus, the video in Thin and Deep is filled with the traces of light that passed through the surface of the actual film, manifesting as forms of time on the screen. The delicate yet powerful images of light vibrating on the screen and the fragments of time that appear between these light forms—such as light filtering through trees, colors created by light, 3D sketches of projector components, and cosmic landscapes—alternate in sequence. The images floating in and out of the frame repeatedly appear and disappear, drawing the viewer's gaze beyond the image to an invisible world, like a doorway leading to the contemplation and awareness of what lies beyond the visible.
The non-linearity and multi-layers of time, commonly found in the works of the artists mentioned above, is also a prominent feature of Nam June Paik’s Nostalgia is an Extended Feedback (1991), installed on the first floor. This work harmonizes objects with opposing attributes and temporalities, such as old and new, past and future, analog and digital.
The Nostalgia is an Extended Feedback shows how objects with temporalities come together in harmony. This work, which combines old and new items that might be found in a corner of a house, evokes a sense of nostalgia for “home, hometown, longing.” The cabinet and lamp on the carpet and the velvet-covered book evoke a warm feeling associated with antiques, reinforcing a sense of retrospection. However, the neon signs, wires visible through the cabinet window, the robot assembled from various film cameras, and the media images embedded in the objects evoke a mysterious and futuristic atmosphere regarding unfamiliar objects. Paik’s method of reappropriating the past as a catalyst for imagination about the present and future stands out. In this work, each object clearly contrasts when viewed from the perspectives of past and future, but they are visually perfectly natural. The harmony generated in Paik’s work shows that the past and future cannot be separated and exist most beautifully when they resonate with each other. Like Paik’s work, Sylbee Kim, Yaloo, and Han Uri integrate, arrange, and synthesize objects from the past, present, and future, expressing their unique perceptions and views on contemporary times through art, based on a philosophy of time.
Written by Sohee Lim (BHAK Curator)
[1] Homo paulinella possesses advanced intelligence, is capable of photosynthesis, and has perfectly balanced the production and consumption of oxygen and carbon dioxide within its body, making food intake and respiration unnecessary. These beings long for affection and primarily engage in artistic creation using scientific equipment, existing as future humans who love nature and coexist with all beings, having removed negative elements such as hatred, fear, and aggression.
[2] The Sonatine for a Gold Fish by Nam June Paik, installed next to the book, metaphorically represents the coexistence of technology and nature or the trajectory of nature as technology, through the visual disorientation of a monitor becoming an aquarium and an aquarium becoming a monitor. The monitor-like face in the drawing installed on the first floor symbolizes the human self-portrait in the information age and the future human, as seen by Paik at the time, with an antenna on its head, reaching a state of ecstasy. Finally, in the basement, Horizontal Egg Roll TV shows a woman curled up like a fetus inside an egg on a TV screen, symbolizing the principle of creation and destruction in Eastern reincarnation philosophy, reminding us of the cycle of life, while TV Crown visualizes the cyclical nature of life and infinite temporality in the same con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