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ChangYoung
김창영
평론
일루전과 실제의 구조

나카하라 유스케 · 미술평론가

눈에 비치는 광경을 실물과 같이 표현하는 유럽미술이 탄생시킨 눈속임기법(트롱프뢰유)는 1970년대에 미국의 화가들에 의해 새로운 전개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일단 사진으로 찍혀진 풍경을 회화로 환원시키는 방법으로써 그 실제 이상의 사실적인 표현을 강화하는 하이퍼리얼리즘 또는 샤프 리얼리즘, 포커스트 리얼리즘 등으로 불리워진 경향이 그것이다.

김창영은 한국 대구에서 태어나 1982년부터 일본에서 제작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미술가이지만, 지금 이렇게 회화적 일루전의 실물감에 유의한 회화를 트롱프뢰유라고 칭한다면 김창영의 회화 역시 트롱프뢰유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김창영은 이러한 트롱프뢰유에서는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구조를 도입하고 있다. 그것은 트롱프뢰유가 철저한 일루전의 세계인 것에 대하여 김창영은 그것을 실체와 일루전이 혼재하는 세계로 확장시킨 점이다.

라는 연작의 타이틀이 제시하는 것처럼 김창영의 작품에는 모래가 기본적인 요소로 되어 있다. 모래는 실물의 모래이다. 캔버스, 목판, 가마니 등의 표면에 한국의 모래가 붙어 있다. 그러므로 모래는 일루전이 아닌 실제의 세계일 수밖에 없다. 그 모래면에 발자국이나 손으로 긁은 자국이 보인다. 모래면이 실물인 까닭에 그러한 흔적들은 실제의 모래면이 파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들은 유채로 그려진 일루전이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모래면과 발자국 등의 흔적 양쪽 모두를 유채로 그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창영은 실물의 모래를 도입함으로 인하여 그려진 흔적의 실물감을 보다 더 한층 강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동시에 그려진 흔적의 실물감이 일순간 모래면의 모래까지 그려진 일루전인가라고 하는 역의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실제와 일루전의 혼재가 낳은 상호효과인 것이다.

1990년대에 들어 김창영이 다루는 물질의 범위는 확대되어, 모래에 덧붙여 포장지나 나무판 등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한 것과 더불어 작품도 벽에 걸리는 타블로 풍의 형식에 그치지 않고, 3차원적인 부피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일루전으로서 그려진 것은 어디까지나 모래면 위의 어떠한 흔적이다. 모래 이외의 어떠한 물질의 도입도 어디까지나 흔적의 일루전을 실물처럼 드라마틱하게 강화하기 위함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실제와 일루전의 혼재라는 구조에 의하여 김창영의 작품은 묘사되어진 회화라는 성격으로부터의 이탈과 초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우리들의 현실의 인신이 실체의 직접적 감지와 일루전의 복함에 의하여 성립되어 있는 것에 대한 어프로치의 시도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것이며, 주목할만한 시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