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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가득
Kim Kwang Han 김광한
Exhibition Period
2022.11.3 - 11.24
Exhibition Introduction

11월 3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향기 가득》 전시 작가 김광한은 모과, 석류, 대추와 같은 과일을 모티브로 정물화 형식의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존에 그리던 여러 종류의 과일 중 가장 오랜 기간에 걸쳐 탐구한 모과를 단일 소재로 한 회화 연작을 전시에서 소개한다. 


단단한 외형과 달리 달콤한 향기까지 전하는 듯한 모과는 관람객에게 시각은 물론 후각과 청각까지 자극하며 감각적으로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러한 감각은 관람객을 자극하는 일차원적 체험에서 그치지 않는다. 김광한의 모과는 특정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은유의 대상으로서, 우리가 자연의 섭리를 통해 깨닫고 느낄 수 있는 풍요와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이다. 


미술의 역사에서 시각 예술에 등장하는 과일 모티프는 그림의 장르와 주제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예컨대, 정물화에서 레몬은 부와 바니타스를, 성화에서 석류는 수난을, 알레고리화에서 소쿠리에 가득 담긴 과일은 풍요를 뜻한다. 김광한이 그리는 과일의 경우에는 가을의 결실과 축복을 상징하며 풍요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풍요를 주제로 한 그림은 제작 배경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는데, 일반적으로는 평화와 축복을 나타내고, 후원자의 의도에 따라 사회적 지위와 번영을 나타내기도 한다. 김광한의 그림이 지닌 풍요의 주제는 도덕적 맥락에서 더욱 교훈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작품 속 모과는 시간의 섭리 안에서, 혹독한 여름을 견디고 추운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이 맺어낸 결실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광한이 그리는 과일은 사실 그대로를 묘사한 것에서 나아가 하루의 낮과 밤, 공기와 대지, 순환하는 계절에 따라, 다양한 환경에서 맺어진 결실의 순간을 보여 준다. 김광한은 이러한 과정을 실제로 시골에 있는 부모님의 농사를 도우며 몸소 체험하였다. 그는 농사일에 분명히 인간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난 자연 앞에서 우리가 취해야 하는 겸손과 순응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렇게 김광한의 그림에서 잘 익은 모과 하나는 자연의 섭리를 깨우친 작가의 지혜를 담아 풍요한 삶을 누리기 위해 견지해야 하는 감사의 마음과 겸손의 태도를 보여준다.